본문 바로가기

Lifestyle/Somewhere with Photo

(9)
베를린 그래피티 여행 힙스터의 도시, 밤하늘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폭죽, 마냥 싫지만은 않은 쾌쾌한 담배냄새, 올블랙의 세련됨을 추구하는 베를리너들, 거리 곳곳의 벽을 아름답게 수놓는 그래피티, 24시간동안 꺼지지 않는 테크노 음악까지, 규정할 수 없는 무언가로 가득한 곳이다. 하루동안 베를린의 거리를 걸으며 하나 느낀 것이 있다면 거리의 그래피티가 정말 많다는 것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 건물 외벽, 길바닥 등 이곳저곳에 그래피티가 있었다. 지금의 독일이 있기 전에 동독과 서독, 그리고 이념의 균열과 봉합 속에서 채워지지 않는 갈증들은 그래피티라는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삭막해보이는 도시에 그려진 그래피티는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 경관을 자아냈으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그래피티의 모습들은 베를린이라는 도시를 ..
NDSM: 폐조선소의 모습 암스테르담 중앙역 뒤편에 있는 페리 선착장에 들어온 페리에 몸을 맡긴 지 15분, NDSM의 부두에 내렸다. 그곳에는 1920년대부터 운영된 네덜란드의 거대 조선 및 선박 수리 회사 NDSM의 노후화된 건물들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항구 느낌 물씬 나는 콘크리트 바닥과 컨테이너들로 둘러싸인 식당, 카페들이 NDSM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노후화된 건물들과 지역에 묻어있는 세월의 흔적이라는 먼지를 털어내고 장식한 그림과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이 NDSM의 존재를 ‘그저 낡은 조선소 건물’에서 ‘자주 찾고 싶은 힙한 건물’로 변모시켰다. NDSM 건물의 내부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자 작은 전시회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전시회와 행사가 삭막한 건물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암..
Coney Island : 겨울의 코니 아일랜드 코니 아일랜드란? '코니 아일랜드'는 뉴욕시 브루클린에 위치한 곳으로 뉴요커들이 즐겨 찾는 여름 휴양지다.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는 해변과 레트로풍의 놀이공원, 수족관, 바다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보드워크와 핫도그 스탠드와 해변 바가 어우러져, 뉴요커들의 여름 휴양지로 잘 알려져 있다. 뉴욕에서 접근성도 좋아 지하철로 갈 수 있고, 깨끗하지는 않지만 해변이 있어 여름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여름이 다가오면 '코니아일랜드 다녀왔어'가 서민 뉴요커들의 유행어가 되기도 한다. 독립기념일에 열리는 핫도그 빨리 먹기 대회(Nathan's Hot Dog Eating Contest)의 개최지이기도 하다. 겨울의 코니 아일랜드 가을과 겨울에는 여름에 비해 다소 한산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별로 붐비지 않아서 구경하기..
뉴욕과 나홀로집에2 1. Radio City Music Hall 케빈은 녹음기 외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가지고 있었고, 가장 먼저 뉴욕의 명소를 찾아다녔다. "열대 기후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 제 돈만 있다면 혼자서 휴가를 갈 거예요. 나홀로. 그리고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낼 거예요." 2. 57 Street Subway Station 해리와 마브는 지하철을 타고 미드타운으로 가면서 위조 여권을 만들어 남미로 도주하기 위해 현금을 마련할 계획을 의논한다. 마브는 별명을 물바다파(물바다파 강도가 침입한 집에 물을 틀어놓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에서 끈적이파로 바꿀까 생각한다. 테이프로 감싼 손을 길가의 구세군 물통에 집어넣으며 해리에게 대꾸한다 "산타클로스에게서 14센트를 훔치..
몽트로얄 공원: 몬트리올이 내려다보이는 곳 몽트로얄 공원으로몽트로얄 공원(Mount Royal)은 몬트리올의 중심가에서 도보로 10~2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공원입니다. 가는 길에 길에 맥길 대학교가 위치해 있어, 산책하며 중간에 들르기에도 좋습니다. 그렇게 맥길 대학을 거쳐 몽트로얄까지 올라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습니다. 가파른 언덕길, 등산로에 가까운 계단을 거쳐 올라가며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였습니다. 몽트로얄 공원 전망대에서하지만 정상에 다다르자 여행 기간 내내 비가 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반대로 아침엔 해가 구름 사이를 뚫고 살며시 고개를 내밀었고, 솔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냈습니다. 몬트리올 시내와 강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은 충분히 이곳을 오를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꺄스토흐 호에서의 순간들이후 산책로를..
즈시 : 빛나는 바닷마을 B 매직 아워 즈시 해변에서 도보 30분 거리에 모리토 해안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곳에는 즈시 해변 못지않은 바다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한 모리토 다이묘진 신사(森戸大明神)는 사진 찍기에 정말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곳과 모리토 해안에서의 매직 아워는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즈시 : 빛나는 바닷마을 A 빛나는 바닷마을 즈시(逗子)는 가마쿠라와 역 하나 차이가 날 정도로 가까이 위치해 있습니다. 여행지로서 가마쿠라의 명성이 드높은 면에 반해, 즈시는 그렇게까지 사람으로 붐비는 지역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매력만큼은 가마쿠라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매력 속에서도, 즈시는 비교적 잔잔한 파도가 있어 해수욕이나 SUP, 윈드서핑 같은 액티비티에 유리한 곳입니다. 그간 봐왔던 바닷마을과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핑보드를 매단 오토바이 위에서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해변 옆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들어왔습니다. 개성 가득한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그 분위기는 여느 바닷마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도 자기 몸에 맞는 서핑 보..
하코네 그리고 안개 아타미에서 하코네 아타미역에서 하코네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타미는 34도가 넘는 날씨가 예상되었기 때문에, 하코네의 더위를 걱정하며 이동했는데요. 그 생각은 버스가 출발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바뀌었습니다. 산의 굽이진 길을 올라가던 중, 예상치 못한 안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가시거리가 10M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앞이 안개로 가득 찬 도로를 마주하자 ‘천국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니, 그 정도가 매우 심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열차가 아니라 버스로 이동해서 볼 수 있었다며 다행이라고 만족하기도 했습니다. 안개로 가득한 하코네 안개를 뚫고 모토하코네(元箱根)정류장에 도착하자, 밖에서 보이던 안개와 습한 공기가 느껴졌습니다. 주변은 안개와 어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