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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Somewhere with Photo

하코네 그리고 안개

 

 

아타미에서 하코네

아타미역에서 하코네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타미는 34도가 넘는 날씨가 예상되었기 때문에, 하코네의 더위를 걱정하며 이동했는데요. 그 생각은 버스가 출발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바뀌었습니다. 산의 굽이진 길을 올라가던 중, 예상치 못한 안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가시거리가 10M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앞이 안개로 가득 찬 도로를 마주하자 ‘천국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니, 그 정도가 매우 심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열차가 아니라 버스로 이동해서 볼 수 있었다며 다행이라고 만족하기도 했습니다.

좌:  아타미, 우: 하코네행 버스

 

안개로 가득한 하코네

안개를 뚫고 모토하코네(元箱根)정류장에 도착하자, 밖에서 보이던 안개와 습한 공기가 느껴졌습니다. 주변은 안개와 어둠으로 차 있어, 지금까지는 마주한 적 없었던 날씨와 독특한 무드였기에 얼른 사진기를 들었습니다. 안개로 결항이 이어져 사람 없이 텅 비어있는 모토하코네항과 가게들을 따라 아시노호(芦ノ湖)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안개와 물결을 찍으며 ‘하코네 신사’에서 발길이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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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노호

 

하코네 신사를 올라가면 길게 늘어서 삼나무를 마주할 수 있는데요. 정말 엄청난 높이와 안개가 조화되어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습니다. 하코네 신사는 아시노코에 서있는 평화의 도리이(平和の鳥居、신성한 곳이 시작됨을 알리는 관문)의 포토존이 정말 유명한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로 길게 늘어선 줄 덕분에 유명한 관광지임이 실감이 났습니다.

하코네 신사

 

모토하코네항은 관광객들이 중심이 되는 곳이라, 5시 30분이 지나면 말 그대로 사람들이 ‘증발’됩니다. 가게 문은 물론이거니, 사람 구경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른 채로 점심을 먹으러 향했습니다.

 

점심을 먹고난 후, 하코네 산을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러 향했습니다. 그 길에서 마리오 모자를 쓴 꼬마 아이가 너무 귀여워 사진 셔터를 눌렀습니다. 30분가량을 걸어 도착한 케이블카 스테이션은 안전을 위한 부품교환으로 문이 닫혀있는 상태였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실망한 채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아쉽지만, 그 대신 나루카와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전시는 물론 하코네 신사의 평화 도리이가 보이는 높은 위치에 있어 그것에 만족하며 분을 삭였습니다.

나루카와 미술관


혹여나 이곳에 오신다면 온천이 꼭 딸린 료칸으로 가시길 추천합니다. 5시가 넘으면 영업 종료하는 곳도 정말 많기 때문에, 모든 시설이 갖추어진 료칸이라면 하코네를 늦은 시간까지 알차게 즐길 수 있을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