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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Somewhere with Photo

즈시 : 빛나는 바닷마을 A

 

빛나는 바닷마을

즈시(逗子)는 가마쿠라와 역 하나 차이가 날 정도로 가까이 위치해 있습니다. 여행지로서 가마쿠라의 명성이 드높은 면에 반해, 즈시는 그렇게까지 사람으로 붐비는 지역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매력만큼은 가마쿠라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매력 속에서도, 즈시는 비교적 잔잔한 파도가 있어 해수욕이나 SUP, 윈드서핑 같은 액티비티에 유리한 곳입니다.

 

그간 봐왔던 바닷마을과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핑보드를 매단 오토바이 위에서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해변 옆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들어왔습니다. 개성 가득한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그 분위기는 여느 바닷마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도 자기 몸에 맞는 서핑 보드를 가지고 있는 그 모습이 어린 시절 해수욕 밖에 해보지 않았던 저에게 서핑을 도전해 보고자 하는 생각을 한층 강렬하게 만들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영화 걸어도 걸어도의 한 촬영지에 가 있었을 테지만 Haze SUP Club라는 서핑 학원에 찾아갔습니다. 아무도 없어서 의자에 앉아 20분을 기다렸을 즈음, 서핑보드를 차에 싣고 돌아오시던 구릿빛 피부 할아버지에게 교습을 받을 수 있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오후에도 교습이 있다는 희망적인 대답을 듣고 나자 처음으로 서핑을 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한껏 들떠있었습니다.

Haze Sup Club

그 후, 즈시 해변으로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에 마치 웨스 엔더슨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핑크 톤의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늦은 점심시간이라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정말 멋있는 가게였습니다.

 

햇살을 즐기며 산책하시는 어르신. 바다에 들어갔다가 발을 씻는 아이들. 튜브를 몸에 끼고 자전거로 어딘가로 향하려는 사람. 가게에서 웃고 떠드는 손님.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말에 뭔가 오묘한 포즈를 취해주시던 형님. 바다에서 수영하던 아이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즈시만의 바이브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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