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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Music

섹스 피스톨즈 : 반항의 아이콘

12월호: 뉴욕시티 가이드

 

섹스 피스톨즈와 당시 영국 사회

뉴욕에서 시작된 펑크 무브먼트는 라몬즈 등을 필두로 한 밴드의 영국 원정에 의해 순식간에 영국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당시 영국은 심각한 경제 불안을 겪고 있었고, 경제도 침체되어 있었다. 특히 런던 거리에는 일자리를 잃고 갈 곳을 잃은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런 영국 젊은이들의 분노와 좌절감을 채우기에는 더 이상 난해하고 장황한 '프로그레시브 록'은 무용지물일 뿐이었다. 경제적, 사회적 불안과 불만이 고조되면서 '프로그레시브'는 단숨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부조리하고 답답한 세상에 대한 분노를 직설적으로 대변할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스토어 SEX

섹스 피스톨즈의 창시자 말콤 맥라렌(디자이너 겸 부티크 매장 주인)은 그런 젊은이들의 욕구를 재빨리 간파하고 파트너이자 디자이너인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함께 'SEX'라는 이름의 부티크를 오픈했다. 그 가게에서 '나는 핑크 플로이드가 싫다'라고 적힌 셔츠와 망가져 너덜너덜해진 옷 등을 팔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게에는 '핑크 플로이드가 싫다'는 메시지에 공감한 젊은이들이 몰려들었고, 순식간에 그곳은 갈 곳 없는 젊은이들의 아지트로 변했다. 후기 뉴욕 돌스의 매니저를 맡기도 했던 말콤은 이 성공에 힘입어 "돌스보다 더 과격하고 더 미움받는 밴드를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다. 밴드 이름은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멤버는 가게에서 놀고 있는 젊은이들을 스카우트해 뽑았다.

 

 

섹스 피스톨즈의 시작

그리고 기타의 스티븐 존스, 드럼의 폴 쿡, 베이스의 글렌 매트록(나중에 탈퇴하고 시드 비셔스가 후임으로 합류), 그리고 보컬 조니 로튼이라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음악적 경험이 전혀 없는 순수 아마추어 밴드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섹스 피스톨즈는 말콤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말콤은 '손님에게 침을 뱉어라! "돌스처럼 되라" "대중에게 미움받는 존재가 돼라!" '라며 더 후, 뉴욕 돌스, 앨리스 쿠퍼, 스투지스 등 역대 반사회적인 로커들의 곡을 배우게 하며 멤버들을 길들여 나갔다.

 

그런 과격한 이미지와 행동이 주효했는지, 이들의 이름은 단숨에 퍼져나가 싱글 'Anarchy in the UK'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수록곡들은 당시의 보수적인 영국 사회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는데, 그야말로 지금까지 아무도 부르지 않았고, 부를 수 없었던 과격하고 공격적인 이 노래는 방송 금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고, 지지를 받아 히트했다.

 

 

이어 발표한 첫 번째이자 마지막 앨범 《Never Mind the Bollocks, Here's the Sex Pistols》라는 앨범 차트에서 전 영국 1위에 올랐고, 고 엘리자베스 여왕를 '인간이 아니다'라고 조롱한 싱글 'God Save The Queen (갓 세이브 더 퀸)'에 이르러서는 제목을 검은색으로 칠한 채로 차트를 질주하며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말콤의 야망은 훌륭하게 달성되었고, 밴드는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큰 충격과 감동을 주며 펑크 무브먼트를 단숨에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렸다. 말콤과 비비안이 디자인한 그들의 패션, 헤어스타일, 말투, 언행, 앨범 재킷, 이미지 등 모든 것이 멋지고 참신했다. 베트남 전쟁의 상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미국과 달리 영국의 젊은이들은 에너지가 넘쳐났다. 피스톨즈의 성공을 목격한 젊은이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밴드를 결성하고, 록을 통해 사회에 대한 분노와 모든 욕구를 분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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